'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여러분은 역사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나는 역사에 관심이 많은가? 그렇지는 않다
백악관은 전 세계 어디서든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뉴스만 틀어도 동영상으로 생생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유명한 장소를 누구라도 한번쯤은 방문하고 싶어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에 살아 왔으며
어린 시절부터 유치원, 학교를 다니며 시청 경복궁 경주 등
수많은 한국의 역사 유적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고
지금도 마음 먹으면 얼마든지 갈 수 있다
그렇지만 딱히 찾지는 않게 된다
나에게 이 날 여행은 딱 그런 느낌이었다
초등학교때 견학을 가게 되면 내가 볼 것 보다 친구들과 같이 밖으로 나가는게 더 설레던 그런 느낌
하지만 좀처럼 오기 힘든 이 기회를 마냥 기억의 저편으로 날려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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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ante Sana Inn'
여기도 필라델피아의 호텔처럼 하루 묵기가 정말 아까운 숙소였다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여기에서 또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거리로 나왔다
비가 내려 축축해진 거리와 공기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비는 이 여행에서 도저히 나를 놔줄 생각은 없었나 보다
잔잔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다운타운 거리를 걸으며 버스를 타러 나가는 중 벚꽃을 만났다
미국에선 한국만큼 전국적으로 벚꽃이 만개하지 않아 벚꽃이 핀 모습을 보면 참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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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들이 다니는 다운타운 거리로 나가 버스를 타고 백악관으로 향했다
마지막 날의 일정은 백악관을 입구로 삼아 링컨 기념관, 워싱턴 기념탑 등을 거쳐
내셔널 몰을 지나 마지막으로 국회의사당을 보는 것이다
여행 경로는 그리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차례로 둘러보다 보면 어느 순간 백악관과 내셔널 몰을 지나 워싱턴 국회의사당에 다다라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저 멀리 보이는 건물이 백악관이다
혹시 한국에서 청와대 건물을 본 적이 있는가?
딱 그런 느낌이다
백악관을 지나며 서 있던 동상
가운데 우뚝 서있는 인물은 Friedrich Wilhelm von Steuben 이라는 사람으로
미 육군의 질서와 규율에 관한 규정을 썼고 육군의 아버지 격으로 인정 받고 있는 사람이다
이 사람에 의해 쓰여진 규정은 미국 남북 전쟁때까지 미국 훈련 교범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미국 혁명 전쟁 당시 총 사령관 겸 육군 사령관으로 임했으며 마지막 몇 년간은 조지 워싱턴 장군의 보좌관이었다
(한마디로 미 육군 위인이다)
백악관의 서쪽에 위치한 이 건물은 위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 Eisenhower Executive Office Building 으로서
백악관의 서쪽에 위치해 있다
미국의 일반 서비스 관리 부 (General Services Administration)가 관리하며
내부에는 대통령실과 부통령실 등이 있다
링컨 기념관쪽으로 조금 더 걷다보면 Memorial Continental Hall을 지나는데
이 건물은 DAR (Daughters of the American Revolution)의 본부로
1890년에 조직된 혁명기 미국인의 자손으로 구성된 애국적 여성 단체가 근거지로 이용했던 건물이다
이쯤 오면 거리 양쪽엔 푸드 트럭이 즐비해있고
가던 방향의 정면으로는 큰 공원을 볼 수 있는데 여기가 바로 내셔널 몰로 통하는 공원이다
흐린 날씨와 계절 탓일까?
마음속으로 상상하던 모습과는 약간 거리가 있었던 공원의 첫 느낌
호수의 물은 바닥을 보이고 거위의 배설물은 여기저기 굴러다니고 있었다
조금만 더 걸어들어가면 링컨 기념관이 나온다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은 '어디서 본 장소인데?'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가본적은 없지만 본적은 있다라는 느낌이 날 수도 있다
바로 옆에는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한국 전쟁을 기념한 조각상들을 볼 수있다
평소엔 관심도 없다가 이럴 땐 괜시리 가슴이 뭉클해진다
링컨 기념관의 내부 모습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
사진 가운데 앉아있는 동상은 그 유명한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이다
미국의 제 16대 대통령으로 남북 전쟁 중 북군을 이끌어 노예 해방을 이루어 나갔다
그리고 대통령을 연임 중 암살당했다
그리고 뒤를 돌면
자 이제 기억 나시는가?
여기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포레스트 검프가 링컨 기념 행사에서 제니를 발견한 곳이다
(Run Forrest! Run!)
아직 갈길이 멀다
이제 마틴 루터 킹을 비롯한 위인들의 기념관을 지날 차례이다
한국에도 종로 일대에 경복궁과 남대문 등의 역사 문화들이 모여있는 지역이 있는데
미국에 그런곳이 있다면 딱 이 곳이다
미국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공원을 따라 걸었다
'... 이건 우리의 희망입니다. 이것은 내가 남부로 함께 돌아갈 신념입니다. 이 신념으로 우리는 절망의 산을 희망의 돌로 깎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
-마틴 루터 킹의 연설문 중
연설문으로 유명한 흑인 해방 운동가이자 목사였던 인물 마틴 루터 킹을 기념하기 위한 기념관
다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이렇게 프랭클린 루즈벨트 기념관이 나온다
중학교 교과 과정에도 있는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에 관한 기념관이다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뉴딜정책을 강력하게 펼쳤고
미국의 32대 대통령이며 4선을 연임한 인물이다
'나는 전쟁을 목격했다. 땅과 바다에서의 전장을 목격했다. 상처로부터 피가 흐르는걸 봤다.
가스로 남자가 가득한 폐에서 가스를 토해내는 것을 봤다. 진흙 속에서 시체를 보았다. 파괴된 도시 또한 보았다.
(중략) ... 나는 전쟁을 증오한다.'
-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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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걸음을 옮겨 길을 따라 걷다보면
다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토머스 제퍼슨 기념관이 나온다
이 인물은 미국의 정치가, 교육자, 철학자이며
자유와 평등으로 건국의 이상이 되었던 1776년 7월 4일 독립선언문의 기초위원이었다고 한다
철학, 자연과학, 건축학, 농학 그리고 언어학 등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쳐
몬티첼로의 성인으로 불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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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오면 이제 실내 기념관, 박물관들을 볼 수 있다
걷고
또 걸었다
미국의 조폐국
화폐 뿐만 아니라 여권이나 백악관 공식 초청장 등의 중요한 문서들을 인쇄하는 곳이라고 한다
딱히 관심이 가지 않아 패스하고 대신 유대인 학살 박물관에 들르기로 했다
유대인 학살 박물관은 조폐국 빌딩을 지나자 마자 바로 있다
유대인 학살 기념관은 나치 정권에 박해받고 학살당한 유대인들의 역사를 추모하기 위해 건립되었다고 한다
1933년부터 1945년 사이 학살당한 600만 가량의 유대인들을 기념하는 박물관은 이미 파리나 프랑크 푸르트에 존재했으나
이처럼 대규모의 전시관은 미국 워싱턴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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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학을 마치고 나와 진행방향으로 걷다 보면
워싱턴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랜드마크 워싱턴 기념탑을 볼 수 있다
(전체 모습을 사진으로 담기 위해 몇백미터를 뒷걸음질 쳤다)
이 기념탑은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을 기리기 위해 세운 기념물이다
세계 최대의 석조 구조물이며 높이 169.29m로 세계 최고의 오벨리스크라고 한다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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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기를 지나면 내셔널 몰의 또 다른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다양한 박물관들이 즐비해있다
박물관을 차례차례 관람하다 보면 미국의 다양한 역사에 대해 배울 수 있다
혹시 필자와 비슷하게 역사나 박물관에 관심이 많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리고 시간에 여유가 충분하지 않다면
과감히 이 곳을 패스하는 것도 괜찮다
아래는 첫 번째로 방문한 미국의 국립 역사 박물관인
Smithsonian National Museum of American History로서
우리나라로 치면 국립 중앙 박물관인 곳이다
미국과 관련된 역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역사들이 전시되어 있다
물론 미국이 참전한 한국 전쟁도 포함이다
글쎄 이때는 여행을 하고있다기 보다는 공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기계나 컴퓨터가 좋은 나에겐 사실 정말 지루한 곳이었다
자연사 박물관을 지나 항공 우주 박물관으로 향했다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이 박물관을 견학 중이었다
우주항공에 관심이 많은 여행객이라면 꼭 방문해보는 것이 좋다
견해나 지식이 없는 내가 보기에도 잘 전시해놨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이 날의 마지막 목적지인 워싱턴 국회의사당으로 향할 차례이다
박물관을 기준으로 그리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곳에 있다
멀리서 봤을 때 '어 뭔가 이상하다'싶었던 국회의사당은 공사중이었다
처음 워싱턴 국회의사당을 본 느낌은 내가 어릴적 여의도 63빌딩에 놀러갔다가
저 멀리 보이던 둥근 건물을 봤을 때의 느낌과 똑같았다
확실히 나는 여행을 간다면 여행지의 정치 역사적 유산보다는
그 여행지의 자연이나 음식을 포함한지역적 특색을 느끼는 것이 좋다
이렇게
이렇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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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미국 여행도 슬슬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내 어깨와 다리의 내구력 또한 거의 다 닳아가고 있었다
이제 다시 시카고의 내 방으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워싱턴 Amtrak 역에서 기차를 타고 발티모어 공항까지 가서
비행기를 타는 일정이다
나는 이 여행이 끝나면 무엇을 얻게 될까?
이 여행은 나에게 있어 무슨 의미를 갖게 될까?
외롭고 익숙하지 않은 기숙사의 방이 슬슬 그립다
이 땐 이런 생각들을 했었다
이제 다음 포스팅이 될 에필로그로
나의 5박 6일 미국 동부 배낭여행기를 마무리 지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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