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당연히도 비는 내리고 있었다
6일 여행 중 5일차를 비와 함께 시작했다
이 날은 오후에 워싱턴으로 갈 예정이었고 따라서 필라델피아에 있을 시간이 굉장히 짧았기 때문에 시티 투어 버스를 타기로 했다
시티투어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
평일 아침의 비오는 필라델피아
한가했다
무지개가 미국에서 LGBT의 의미를 갖고있다는걸 안 건 한참 후의 일이다
첫 학기에 인도인 룸메이트와 Target에서 LGBT 보드카를 싸다고 좋아하며 샀을때 계산하던 사람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제 거의 다 와간다
미국의 왠만한 큰 도시에는 빅버스라는 시티투어 버스가 있다
도시에 따라 1일 이용권 2일 이용권 야간 이용권 등 여러가지 상품이 있고 인터넷으로 예약도 할 수 있다
이 날처럼 시간이 없고 빨리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기엔 안성맞춤인 것이다
그래봐야 시간이 없기 때문에 내가 둘러볼 수 있는 장소는 2곳이 전부였다
왼쪽에 마이크를 잡고 있는 아저씨가 이 버스에 탑승한 안내인이시다
주요 지점을 지날때마다 센스있는 설명을 해주신다
버스에는 나를 제외하고 두 팀이 더 있을 뿐이었다
출발하고 얼마 후 여러 역사적 박물관과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 동상 등등 여러 장소들을 거쳐서
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없다
...
내가 유일하게 관심이 갔던 박물관은 어린이 전용이었고 문을 열지도 않았으며
거의 모든 관광지들은 내린 순간 사진을 한 방 찍으면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 만큼 볼거리가 많이보이지 않았다
거기다가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단 한명도
원점으로 돌아온 버스에서 팁을 넣고 내려서 차가워진 몸으로 담배를 피고 있었는데 아까 버스에서 안내를 해주었던 아저씨가 다가와서 어디로 가려고 하는거냐고 물었다
사실 여기가 처음이고 비도 와서 어딜 가야할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근처의 Liberty Bell Center와 Independence Hall을 추천해줬다
둘 다 인접하여 시청 근처의 중심부에 위치한 곳이다
Liberty Bell Center는 미국 노예 해방의 상징으로,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한 전쟁과 그 이후의 독립을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자유의 종 되시겠다
그리고 바로 옆의 독립기념관으로
사실 그렇게 크게 볼건 없었다
독립 기념관은 여느 미국의 관광지가 그러하듯 줄을 서서 물건을 검사받은 후에야 들어가야 했고
내 앞에는 다른 주에서 온듯한 미국인 부부가 가이드를 대동하고 서있었는데
그 가이드도 도대체 사람들이 이런걸 왜 보러 오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항상 기념품관에는 눈이 간다
독립의 역사를 조그만 공간에 간결하게 기록한 Great Essentials
독립기념관까지 다 둘러본 후엔 필라델피아에서 머물 시간이 점점 짧아져만 가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이 때의 나는 역사에 관심이 크게 없었으며 (지금도 그러하다) 진지하게 공부할 마음의 여유같은건 남아있지도 않았다
그리고 내게는 절대 빼먹지 말아야 할 한 가지가 남아있었다
필라델피아의 또 하나의 유명한 치즈 스테이크 가게인 PAT'S STEAK에 들리는 것이다
독립 기념관에서 나와시청에서 버스를 한 번 타니 얼마 걸리지 않아 도착할 수 있었다
지난 밤에 들렸던 치즈 스테이크 가게의 경험을 살려 이번엔 토핑도 잘 해왔다
맛은 지난 밤에 먹었던 것과 비슷했다
미국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에 비해 신선한 재료의 맛을 살리는 요리법을 많이 택한다
아마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목표로 했던곳을 뒤로 하고 다시 시청 근처로 가기 위한 버스 정류장에서..
이젠 시청 근처의 그레이하운드 터미널에 도착 후 버스를 타고 워싱턴으로 이동해야 한다
버스 터미널 근처에 위치한 차이나 타운
차이나 타운은 지구 어디서든 볼 수 있다
예매한 티켓까지 무사히 출력 완료
버스 출발까지 앞으로 2시간
너무 서두른 것 같아 근처에 있는 미국의 파리바게트 격인 Panera Bread로 가서 남은 여행의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10분 정도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어떤 장소'를 발견했는데 얼마 후엔 이 장소가 내가 필라델피아에서 다시 가고싶은 곳이 될 줄은 몰랐다
빵집에서 대충 워싱턴 일정을 계획하고 다시 버스터미널로 돌아오다가 문득 좀 전의 눈에 띄던 곳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 곳은 Reading Terminal Market 라고 하는 미국의 실내 파머스 마켓이다
다양한 토박이 먹을거리와 지역 사람들
격식 없이 편하게 자리잡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
나는 개인적으로 미국의 어떤 여행지에 가도 이런 장소를 가장 정겹게 느꼈다
이 포스팅을 보고계신 분들께 이 곳을 꼭 들리라고 추천하고 싶다
차가운 새우 파스타
훗날 다시 혼자 필라델피아에 가게 된다면 아마 이유는 이 파스타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젠 정말 필라델피아를 떠나야 할 시간이 왔다
다시 그레이 하운드 버스정류장으로..
버스 터미널 입구에서 찍은 사진
내 여행을 함께한 비는 언제까지 따라오려나
다음 목적지는 미국의 수도인 대망의 워싱턴이다
무거운 가방을 여태껏 지탱한 내 양쪽 어깨와
그리고 그 무게를 견딘 다리가 슬슬 여행을 마무리지을 때라는걸 알려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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