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이 3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제출한 서류의 심사가 한 주가 더 걸린다는 이메일을 받고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나이아가라행을 결심하게 됐다
통장에 잔고가 절망적으로 없는 상황에서
가장 싼 버스를 타고 게스트 하우스를 이용할 궁리를 하다가
못난 아들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도움으로
버스보다는 조금 더 편한 기차를 탈 수 있게 되었고
숙소도 혼자서 여행을 만끽하며 푹 쉴 수 있는 여관으로 잡을 수 있었다
다만 돌아오는 기차는 표가 매진되어버려서 지난 미국 동부 여행중 이용했던
그레이 하운드 버스를 타기로 했다
야간 기차와 야간 버스는 여태껏 단 한 번도 이용해본적이 없었고
또 태어나서 처음 가보는 곳이어서 여행을 계획할 때 부터 설레기 시작했다
기차를 타고 버팔로에 도착하면 나이아가라 폭포까지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먼저 가장 싸게 가는 방법으로는 대중교통 일일권을 5달러에 구매해서 버스를 환승해가며 가는 방법,
콜택시나 콜벤을 부르는 방법 그리고 차를 렌트하는 방법이다
당연히 나는 돈을 아껴야 했기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항상 그렇지만 어떤 일을 계획할 땐 막상 그 일이 진행되고나서 어떤 문제점이 생기는 줄 모른다
..........
야간 기차를 타야하는 다음날이 오고
여유가 조금 생겼다고는 하나 여전히 주머니 사정은 충분치 않아서
먹는 비용을 최대한 아껴보고자 출발하기 전에 도시락을 싸고 계란을 삶았다
여벌의 옷과 여행용 세면 도구, 영화를 담은 아이패드, 중간에 가며 먹을거리들을 가방에 꼭꼭 눌러 담았고
정성스레 만든 제육주먹밥과 삶은 계란까지 담으니 가방이 제법 무거웠지만
비싸고 그리 맛도 없는 바깥 음식을 사서 먹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마음은 가벼웠다
기차가 출발하는 시간은 밤 9시 30분 이었기에 집에서 출발하기 전 까지의 시간이 꽤 길게 느껴졌다
마침내 최종 점검을 마치고 집을 나와 버스를 탔다
밤에 출발하는 여행은 난생 처음이었다
유니온 스테이션 근처에서 내려서 여행지에서의 대중교통에 쓸 현금을 뽑고,
혹시라도 씻지 못할 상황이 생길까봐 물티슈도 샀다
야간 열차인데도 불구하고 기차를 기다리는 플랫폼은 여행객들로 만원이었다
항상 느끼지만 Amtrak을 이용하는건 익숙하지가 않다
역무원에게 이 기차가 버팔로행이 맞느냐고 물어물어 겨우 기차를 탈 수 있었다
기차 내부는 제법 시원했다
내 옆에는 가족들을 대동한 백인 아저씨가 앉았는데 담요까지 챙겨 왔었다
반면 나는 반바지에 얇은 티 한장을 입은 상태였고
잠들기 전까지는 몰랐으나 눈이 서서히 감겨올 무렵 내 옷차림은 잠을 자기에 꽤 얇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이패드에 영화를 몇 편을 넣어왔고 핸드폰에 음악도 잔뜩 넣어왔지만
당일날 나는 아침에도 평소처럼 자전거를 탔고, 일부러 낮잠까지 자지 않았기 때문에 잠이 꽤 빨리 찾아왔다
생각보다 기차에 사람이 많고 시끄러워서 가져온 안대와 귀마개를 착용했는데 정말 잘 가져왔다는 생각이 들며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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