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 숙소에 가서 짐을 풀었어야 했다
식사를 하고 나서는 출발한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체력도 충분한 상태였고
의지 또한 충만했었다
문제는 내 체력과 의지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몰랐다는 것이다
나는 보스턴부터 워싱턴까지 네 곳을 여행하기엔 5박 6일이라는 시간은 비교적 짧다고 생각했고
숙소에 가는 시간도 아끼기 위해 일단 내가 가고싶은 곳 부터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가장 먼저 간 곳은 하버드 대학이었다
가까운 지하철에서 5정거장 거리에 있었고
오는 길에 MIT도 들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버드역에 내려서 계단을 올라오면 약간의 금액으로 하버드 투어 서비스를 해 주는 사람들이
간판을 들고 서있다
이 사람들은 약간의 금액을 받고 하버드 캠퍼스를 안내 해주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대학 자체적으로도 하버드 투어를 운영하기도 한다
온라인으로 신청을 하면 하버드대생이 직접 투어를 해 주는 것이다
나는 설명을 일일히 다 들을 정도로 시간이 많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비가 진득하니 내리고 있었기에
혼자 하버드 지도를 들고 캠퍼스를 투어하기로 했다
캠퍼스를 걷고 건물들을 방문하며 느낀점은
명문대만의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학구적인 분위기와
수업과 공부라는 것이 이렇게 편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도 진행될 수 있구나 하는 점이었다
모든 학관을 둘러보진 않았지만 Science 건물 내부를 둘러볼 땐
학생들의 분위기가 엄숙하거나 숨이 막히는 압박이 아니라 꽤나 편안한,
즐기고 있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이때까지는 별로 힘들다는 느낌을 못 받았다
하지만 나는 내 가방과 옷들이 점점 더 비로 젖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았어야 했다
어느정도 스스로 만족했다고 느낄 무렵 MIT를 향해 발길을 돌렸다
가는 길은 하버드 가는 길과 마찬가지로 같은 지하철 노선 위에 있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았다
2~3정거장 차이였던걸로 기억한다
MIT 역에서 내려 지상으로 올라와서 스마트폰으로 구글 맵을 보고 있는데
인도인으로 보이는 그룹에 나에게 와서 MIT가 어느 쪽인지 물었다
내가 MIT생처럼 보여서였던걸까 아니면 동네 주민처럼 보여서였을까?
MIT 하면 떠오르는 건축물 1
MIT 하면 떠오르는 건축물 2
이 건물이 신기하다고 탐방하러 들어갔다가 미로를 경험하고 나왔다
비가 내리는 MIT의 캠퍼스를 둘러보고 나니 어깨가 이제 그만 자신을 혹사시키라고 닥달하기 시작했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보스턴 다운타운으로 돌아와서 드디어 숙소로 가는 버스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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